바이킹 항해의 ‘태양석’, 흐린 날에도 방향을 찾는 돌
북대서양의 항로는 날씨 변화가 극심합니다. 짙은 구름과 안개, 낮은 태양 고도는 나침반 이전 시대의 항해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바이킹들은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북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장거리 항해에 성공했습니다. 전승에는 ‘솔라르스테인(태양석)’이라는 광물의 존재가 등장합니다. 태양이 보이지 않을 때도 이 돌로 방향을 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태양석 후보: 아이슬란드 스파와 편광
아이슬란드 스파(투명 방해석)는 빛을 두 갈래로 나누는 복굴절 성질이 있습니다. 하늘 빛은 대기 산란으로 편광 패턴을 띠며, 태양의 위치에 따라 편광 방향이 달라집니다. 방해석을 회전시키며 두 상(影)의 밝기가 같아지는 순간을 찾으면, 그 방향이 편광 축과 일치하고, 이를 통해 태양의 방위를 역산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돌 하나와 손동작만으로 흐린 하늘 속 보이지 않는 태양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흐린 날·황혼·극지에서의 이점
북대서양 고위도 항해에서는 태양이 지평선 근처를 스치듯 움직입니다. 구름이 끼면 방위 추정이 크게 흔들립니다. 태양석 방식은 직접 관측이 불가한 조건에서도 일정 정확도를 제공합니다. 전통적인 해시계나 그림자법이 무력해지는 조건에서도 작동한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항해 절차의 재구성
첫째, 손에 든 방해석을 하늘을 향해 들어 천정 근처의 밝은 영역을 본다. 둘째, 돌을 천천히 회전시키며 두 이미지의 밝기가 같아지는 지점을 찾는다. 셋째, 그 각도를 기준으로 태양 방위를 산출하고, 배의 침로와 비교해 보정각을 적용한다. 넷째, 변동하는 바람과 파도에 맞춰 주기적 재측정을 수행해 누적 오차를 줄인다.
순서입니다.
고고학·문헌 단서와 한계
노르드 사가에는 태양석에 대한 간접적 서술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일부 난파선에서 투명 결정이 출토된 사례가 보고되었으나, 실제로 항해에 쓰인 ‘도구’였는지, 단순한 화물·장신구였는지는 논쟁적입니다. 무엇보다 측량 보정 표나 구체적 사용 매뉴얼 같은 1차 증거는 부족합니다.
미스터리가 남긴 의미
태양석 가설은 고대 항해가 단순한 감에 의존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하늘의 물리(편광)와 광물의 광학(복굴절)을 이용해, 측정→보정→기록의 절차를 갖춘 항법 체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들은 어디까지 정확했는가. 정답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들의 항해 기록이 답을 암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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